아이가 지는 걸 참지 못해요.
아이가 유치원이나 학교와 같은 교육기관에 다니면 다양한 게임활동을 하게 됩니다. 그런데 아이가 게임의 결과에 너무 집착한 나머지 화를 내는 일이 잦다면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게임활동을 통해 규칙이나 배려하는 태도를 배우는 것이 아니라 경쟁적인 마음에서 상처를 받는다면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요?
1. 원인
아이들의 발달상 일곱 살 무렵이 승부에 집착하는 시기입니다. 게임에서 이기면 세상을 다 가진 것처럼 기쁘고 지면 눈물을 뚝뚝 흘리고 속상해합니다. 인간의 속성상 지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그러나 부정적인 감정을 나타내는 정도와 강도가 심한 경우에는 아이의 심리를 살펴봐야 합니다. 다른 아이들이 보기에는 그럴 수 도 있어하고 넘어가는 부분을 참지 못하고 과하게 표현한다면 자기에 대한 믿음이 부족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아이는 게임의 승패를 통해 자존감을 지키려고 하기 때문에 지는 것을 참지 못하는 것입니다. 이런 아이는 게임에서 이기기 위해 거리낌 없이 반칙을 사용하기도 합니다. 인생이란 좌절의 연속입니다. 좌절 속에서 길을 찾고 해결해가면서 성숙한 삶을 살아가게 됩니다. 그런데 좌절을 견디지 못한다면 문제는 더욱 심각하게 됩니다. 아이들은 좌절을 통해 참고 기다리는 법도 배우고, 다시 한번 시도하는 것도 알게 됩니다. 그런데 융통성이 떨어지고 열등감이 있는 아이는 변화를 싫어하고 좌절 속에서 배우는 것을 힘들어합니다. 문제에 대한 대안을 찾아야 하는데 융통성이 떨어져 계속 같은 방법을 고집하고 억울하다고 생각합니다. 이럴 때 부모가 과잉보호를 하게 되면 융통성을 기를 기회마저 박탈하게 되는 최악의 수가 됩니다.
2. 대처방법
아이가 융통성이 떨어지면 승패에 집착하게 됩니다. 바꿔 말해 승패에 집착하는 원인이 융통성 없는 태도 때문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융통성이란 어떤 상황에서 여러 가지 대안을 찾을 수 있는 능력으로 '게임에 질 수 도 있고 이길 수 도 있다. 다음에 이기면 돼'라고 생각하는 태도입니다. 아이의 융통성을 길러주기 위해서는 문제에 대해 다양하게 생각해보도록 훈련하는 것이 좋습니다. 융통성은 정해진 답이 없습니다. 만약 3층까지 가야 하는 상황이라면 아이에게 어떻게 가는 것이 좋을지 물어봅니다. 또 식당에 가서 직접 메뉴를 선택하게 하고 반드시 칭찬해 줍니다. 등원할 때에도 스스로 입고 싶은 옷을 고르도록 경험하게 합니다. 만약 추운 날씨에 얇은 옷을 입고 가겠다고 고집을 부리면 선택을 존중해 줍니다. 아이는 옷이 얇아서 추위를 경험하게 되고 날씨와 옷의 관계에 대해 깨닫게 됩니다. 안전한 범위에서 아이의 옳은 선택뿐만 아니라 잘못된 선택도 존중해 주세요. 아이가 선택하는 기회를 많이 갖게 될 수 록 융통성이 발달하게 됩니다.
아이를 경쟁상황에 될 수 록 노출시키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부모입장에서는 결과에 지나친 반응으로 친구들에게 따돌림을 당할 수 도 있다는 걱정에 일부러 지는 경험을 갖게 합니다. 그러나 결과에 지나치게 민감한 이유는 아이의 융통성과 열등감이 원인입니다. 이런 심리적인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 경쟁상황에 노출시키면 좌절감을 느낄 수밖에 없습니다. 대신 시합이나 경쟁에 참여하기 전 미리 마음의 준비를 하도록 대화를 나누세요. 게임에 져서 기분이 나쁠 때 어떻게 하면 좋을지 아이와 이야기해보고 실천하면 크게 칭찬해 주세요. 그러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것이 게임의 목적이니 이기고 지는 것은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는 것을 반복해서 이야기해 줍니다. 반대로 시합이 끝난 후 이겨서 좋아해도 크게 기뻐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아야 합니다. 시합의 결과 보다 과정이 어떠했는지 물어보고 다른 사람을 배려하고 부정적인 감정을 잘 다스린 부분을 칭찬해주는 것이 좋습니다.
아이가 열등감을 갖고 있는지 주목해서 봐야 합니다. 의외로 여러 면에서 뛰어난 능력을 지닌 아이들도 열등감을 가질 수 있습니다. 부모의 기대가 너무 높거나 지는 것을 못 견디는 경우에 그렇게 되고 아이와의 관계를 부모가 이기고 아이는 복종해야 한다는 생각에 기를 꺾으려고 해도 아이는 열등감을 가질 수 있습니다. 아이는 부모를 이겨보려고 하지만 어린아이에게는 역부족이 되기 때문입니다. 부모와 아이는 지고 이기는 관계가 아닙니다. 또 부모는 옳고 아이는 틀린 관계도 아닙니다. 아이의 기를 꺾는 사람이 아니라 갈 길을 이끌어 주는 사람입니다. 물론 아이의 역량으로 열등감을 갖게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아이는 유치원에만 들어가도 다른 아이와 자신을 비교하면서 열등감을 갖게 됩니다. 인생을 살아가면서 열등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것을 어떻게 슬기롭게 극복하느냐에 따라 성숙한 인생을 살 수 있는 것입니다. 아이의 내면에 열등감이 있으면 결과에 민감해지고 과잉반응을 보이게 됩니다.
3. 결과
'행복은 성적순이 아니잖아요'라는 말이 있습니다. 우리나라 교육은 경쟁체제입니다. 대학에 들어가기 위해서 내신, 수능 둘 다 챙겨야 합니다. 한 문제에 따라 내신의 등급이 달라집니다. 어렸을 때부터 영어유치원에 들어가야 하고 수학은 선행을 해야 합니다. 이런 사회에 적응하다 보면 행복은 그 누구에게도 주어지지 않을 것입니다. 부모는 아이에게 1등만 행복하다는 생각은 분명히 틀렸다는 것을 지속적으로 알려야 합니다. 부모만큼은 아이가 만들어낸 결과보다 과정에 가치를 두고 기뻐해야 합니다. 이런 환경 속에서 자란 아이는 열등감을 발판으로 도약하는 멋진 성인으로 성장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