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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에 개나리 

 

운동을 하다가 앙상한 나뭇가지 사이로 노란 몽우리를 봤습니다.  

뭐지?

호기심에 가까이 가보니 글쎄 '개나리'꽃이 핀 것입니다.  

갑작스러운 추위에 사람들은 롱 패딩에 몸을 꽁꽁 싸고 있는데 

개나리가 수줍은 자태를 드러냈습니다. 

대견하기도 하지만 이 추위에 어떻게 지낼지 안쓰럽기도 합니다. 

나이 들 수 록 자연의 위대함에 대해 경의를 느끼게 됩니다.  

 

 

 

 

 

개나리 

-손석철, 시인(1953)- 

 

언 땅에 물기가 돈다. 

몇 달을 고행했다. 

너는 먹먹한 설움을 털어 내며

햇살이 적 요로이 조는 양달에서 

앙상한 몸뚱이로 기를 뿜어낸다. 

솔잎이 드러눕고 달빛이 일어선다. 

솔잎에 매달려 며칠 동안을

하얗게 떨며

들려주던 바람의 목소리

 

이제 넌

두렵더라도

몸을 열 때가 되었어

 

목소리가 채 가시기도 전에 

푸른 바람결에 떠밀려

아뜩한 현기증에 몸을  떨던 너 

어느새 아랫도리의 힘이 풀리면서 

펑펑펑

하늘을 향해 기포들처럼 터지는

샛노란 바람구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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