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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식 앞에서 부부싸움을 하고 고민하는 엄마에게  

부부가 결혼해서 자식을 낳고 살다 보면 싸울 일이 종종 생깁니다. 우리도 어렸을 때 부모님의 싸우는 모습에 속상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싸움을 말리고 싶은데 쉽지 않고 갈등은 커져만 가고 부모님 눈치를 봐야 하는 상황, 집안 분위기는 냉랭하고 불안해서 우울한 경험을 누구나 한 번쯤 했을 것입니다. '부부 싸움은 칼로 물 베기'라고 하지만 부모의 입장에서는 칼로 물 베기가 되어도 싸움을 본 아이의 충격은 '칼로 물 베기'가 되지 않고 충격으로 남습니다. 

 

 

1. 아이의 심리

부모가 싸우는 것을 본 아이들의 충격은 부모가 생각하는 것 이상입니다. 자신이 잘못해서 싸우는 것일지도 모른다는 죄책감과 부모님이 이혼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불안감에 매우 두려워합니다. 게다가 아이들은 아직 부모의 존재가 절대적이기 때문에 싸울 때 신경질적이고 적대적인 목소리에 호흡이 가빠지고 근육이 긴장됩니다. 마치 좀비 영화를 보는 것과 같은 신체 반응이 일어납니다. 오히려 공포 영화는 비현실적이지만 부모의 싸움은 현실이기 때문에 두려움은 더 할 것입니다. 이러한 마음은 무의식 속에 내재되어 어른이 되어 갈등 상황이 생기게 되면 과한 반응을 보일 수 있습니다. 평소에는 온화했던 사람이 조그만 문제로 화를 폭발한다거나 사소한 일에 신경질적인 태도를 보여 인간관계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습니다. 아이들의 심리에 미치는 부모의 영향은 절대적입니다. 오은영 박사님이 출연하는 '금쪽같은 내 새끼'를 보더라도 처음에는 아이들의 문제라고 생각했던 것이 결과적으로 부모의 양육태도에 기인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습니다.   

 

2. 아이의 영향

부모의 싸움을 자주 겪은 아이들은 목소리 톤이 조금만 올라가도 불안해하고 겁에 질려 소심하고 눈치 보는 아이가 됩니다. 아이들은 부부싸움의 원인을 자신에게서 찾으려는 경향이 있습니다. '내가 아까 방청소를 하지 않아 엄마가 화가 나서 아빠랑 싸울 거야", "장난감을 사달라고 졸라 아빠가 신경질이 나서 싸우는 거야." 이런 식으로 자기중심적인 사고를 합니다. 부모의 싸움이 잦고 심할 수 록 아이의 내면에 죄책감과 무력감은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사회에 나가서도 기를 펴지 못하고 갈등상황에서 안절부절못하는 태도를 보이게 됩니다. 반면에 다른 경우는 아이도 싸음으로 문제를 해결하려고 합니다. 아이는 부모가 한 행동을 배우거나 모방합니다. 부부간의 갈등을 싸움으로 해결하는 가정에서 자란 아동은 타인과의 문제를 싸움으로 해결하려고 합니다. 부모의 싸움을 자주 보고 자란 아이들은 어른이 되어서도 친구 관계, 형제 관계, 심지어 부부 관계에서도 싸워서 문제를 해결하려고 합니다. 결국 인생 자체가 불행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3. 현명하게 부부싸움 하는 방법

1) 싸우는 장소는 아이가 보지 않는 곳에서 

예전에 전인화, 유동근 부부가 티브이 프로에 나와서 사회자가 "부부싸움을 할 때 어떻게 하시냐?"라고 질문하자 자신들도 여느 부부처럼 갈등이 있다. 그런 경우에는 근처 놀이터나 밖에 나와서 싸운다. 절대 아이들 앞에서 부부싸움을 한 적이 없다고 했습니다. 아이들에게 일부러 공포 영화를 보여 줄 필요는 없습니다. 티브이에 나오는 자극적인 장면은 보지 못하게 하면서 자녀들 앞에서 부부싸움을 한다는 것은 말이 안 됩니다. 

2) 싸운 후 부정적인 감정을 아이에게 표출하지 않는다.

부부가 싸운 다음에는 격한 감정이 남아있게 마련입니다. 그 상태에서 아이를 마주하면 의도치 않게 화풀이 대상이 되고 맙니다. 아니면 어린아이를 두고 하소연을 하게 됩니다. 이렇게 되면 아이는 부모의 감정 쓰레기 통이 됩니다. 부부싸움을 하고 나서 감정이 가라앉은 다음에 아이를 대하도록 하세요. 

3) 아이가 부부싸움을 본 경우에는 즉시 달랜다. 

부부 싸움을 할 때에는 이성이 마비됩니다. 이런 모든 사실을 알고 있어도 갑자기 끓어오르는 감정에 아이 앞에서 싸움을 했다면 즉시 아이를 달래야 합니다. 불안해하는 아이를 꼭 끌어안고 "엄마, 아빠가 싸운 것이 아니라 말하다 보니 서로 목소리가 커진 것뿐이야.'라고 이야기해 줍니다. 

4) 부부갈등을 빨리 해결한다. 

아이들 앞에서 부부싸움을 하지 않았다고 해도 집안 분위기가 좋을 리가 없습니다. 아이들은 부부간의 갈등과 냉랭한 분위기를 누구보다 먼저 알아차립니다. 부부간에 서로 고집을 꺾고 자녀를 위해 갈등을 해결해야 합니다. 그래서 집안 분위기를 평소와 같이 온화하게 만들어 아이들이 심리적으로 편안한 상태가 되도록 해야 합니다.  

5) 가족 이벤트를 만든다. 

부부 싸움을 하고 나서는 서로 감정의 골이 깊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부모, 자녀 모두 심리적으로 예민한 상황에 있습니다. 가족 이벤트를 만들어 친밀감을 갖는다는 것이 이론만큼 쉽지는 않지만 부모로서 노력해야 할 부분입니다. 가족 이벤트를 열어 아이의 충격을 해소시켜줘야 합니다. 이벤트라고 해서 어렵게 생각할 필요는 없습니다. 가까운 놀이동산에 가거나 시장에서 떡볶이를 먹거나 산책을 하는 것도 좋습니다. 자녀와 함께 행복한 추억을 만드세요. 그러면 아이도 부모의 모습을 보고 갈등을 슬기롭게 해결하는 방법을 배울 수 있게 됩니다. 

 

자녀를 키운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부모의 가장 큰 인생 목표는 행복한 자녀를 기르는 것입니다. 누구나 갈등이 있고 싸울 수 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것을 어떻게 해결하느냐에 따라 자녀의 미래는 달라질 것입니다. 부모가 현명하게 갈등을 해결하는 모습을 보면서 자란 아이는 문제해결력과 자신감을 키워 나갈 것입니다. 물론 쉬운 일이 아니라는 것은 알지만 자녀를 위해 노력하다 보면 부모 자신도 성숙한 성인으로 한 발짝 더 나가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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